징검다리 장마로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아이스커피, 냉면 등 찬 음식으로 더위를 달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시원한 건 잠시일 뿐 찬 음식을 자주 먹으면 소화기관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소화효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결국 음식 소화가 잘 안 되고 복통, 설사 등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과민대장증후군 같은 질환까지 유발될 수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과민대장증후군환자는 162만3687명으로 이 중 7월에 23만4276명으로 가장 많았다.
◆ 검사상 이상 없는데도 복통·설사 등 지속
과민대장증후군은 대장내시경 등을 포함한 각종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복부팽만감과 더불어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계속되는 질환이다. 지난 3개월간 평균 주 1회 이상 반복적인 복통이 있고 배변 후 증상완화, 배변횟수나 대변 형태변화 중 적어도 2가지 이상에 해당할 경우 과민대장증후군으로 진단한다.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송근암 교수는 “하지만 과민대장증후군으로 의심된다고 해도 다른 위장관질환과의 감별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체중이 6개월~1년 사이 원래보다 10% 이상 줄었다거나 ▲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열이 동반된 경우에는 감염성장질환, 염증성장질환, 종양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식습관·스트레스 주원인, 여성에서 발병률↑
과민대장증후군은 찬 음식을 즐기는 등의 식습관과 스트레스가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장염을 앓고 난 이후 고지방식이 또는 FODMAP식이(미생물에 의해 쉽게 발효돼 가스가 발생하고 설사를 유발하는 식이), 과거 사건에 의한 불안이나 우울증을 갖고 있는 경우,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원인이 다양한 만큼 과민대장증후군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다. 실제로 전체 인구의 9.5~25%가량이 앓고 있다고 알려졌으며 남성(5~19%)보다는 여성(14~24%)에서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아직 속 시원한 치료법은 없어 우선 자신의 질병을 이해하고 상태에 알맞은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송근암 교수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약제를 처방하며 일부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불안, 우울 등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항불안제나 항우울제의 투약도 고려된다”며 “특히 육체적피로나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은 과민대장증후군 악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소 충분한 휴식과 수면 등을 통해 컨디션을 잘 관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특히 설사나 변비 등의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심할 수 있는데 이런 증상들 역시 스트레스나 기분에 따라 변동이 심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스스로 마음의 안정감을 갖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 체질 맞는 음식 섭취, 가벼운 운동 규칙적으로
한의학에서는 체질과 평소 증상에 맞춰 과민대장증후군을 관리할 수 있다고 본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은 장 기능을 취약하게 만든다”며 “특히 체질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하고 속이 찬 경우라면 닭고기, 부추 등 성질이 따뜻한 음식을 선택하고 돼지고기, 빙과류, 녹두 등 성질이 찬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랫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도 잦다면 ‘마’를 활용하면 좋다”며 “변비가 심한 사람은 채소류나 수분 섭취를 늘리고 그래도 변비증상이 지속되면 알로에 등도 도움이 되는데 속이 찬 사람은 오랫동안 복용하지 말 것”을 권장했다. 소화기능을 높일 수 있는 삼계탕, 전복, 장어 등의 고단백 보양식도 도움이 된다.
체질에 따른 식습관 개선과 더불어 아침저녁으로 가볍게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박재우 교수는 “덥다고 에어컨 바람 속에서만 생활하면 오히려 찬 기운에 체내 기본적인 체력과 면역력이 손상될 수 있다”며 “체질에 맞는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은 과민대장증후군은 물론, 여름철 체력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출처 : 헬스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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