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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불쑥 찾아온 친구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왔니?"
그 친구가 대답합니다.
"그냥 왔어"
전화도 마찬가집니다. 불쑥 전화를 한 친구가 말합니다.
"그냥 걸었어"
그냥.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인은 있지만 그 원인이 아주 불분명할 때 쓰는 말입니다.
마치 예술 행위 가운데 행위 예술이라고 하는 것처럼
즉흥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냥.
여기에는 아무 목적도 없습니다.
"무엇을 위해서"라는 정확한 까닭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그냥"이라는 말이 가지는 유유자적, 허물없고
단순하고 그러면서 오히려 따스하게 정이 흐르는 이 말.
"그냥" 이라는 이 말이 가지는 여유를 우리는 때때로
잊고 삽니다.
"그냥 왔어"
"그냥 전화해 봤어"
"그냥 거길 가고 싶어"
"그냥 누군가가 만나고 싶어"
기능만이 만능이 되어야 하는 사회, 목적이 없으면 아무것도
의미 없는 것이 되어버리는 우리들의 가치관, 원인과 이유가
분명해야만 하는 우리의 인간 관계,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잇는
향기로운 다리가 그리운 나날입니다.
그냥 보고싶던 친구를 찾아가 보고.
그냥 듣고 싶은 목소리이기에 전화를 하고.
겨울 바다여도 좋습니다.
지난 여름에 찾았던 어느 계곡이어도 좋겠습니다.
그냥 가고 싶어서 거기엘 가보고 싶습니다.
그냥 만나고 싶어서 그 사람을 찾아가는 그런 마음의
빈자리가 그립습니다.
출처 : 한수산 / 에세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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