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적인 마법의 요정, 키르케>
트로이 함락 후 영웅 오디세우스는 부하와 함께 귀국 도중 이 섬에 배를 대었다. 제비를 뽑아 23명의 부하가 선발되어 에우릴로코스를 대장으로 이 섬의 탐험에 나섰다가 키르케의 저택에 당도하였다. 문 앞에는 늑대와 사자가 있어 그들에게 달려들어 놀라게 했으나, 그녀는 일행을 맞아들여 환대하면서 약을 탄 술을 마시게 한 다음, 지팡이로 때려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모두 돼지로 만들어 버렸다. 멀리서 이를 보고 있던 에우릴로코스의 급보를 접한 오디세우스는 단신으로 부하의 구조에 나섰다.
지금도 서양에서는 남자가 여인의 육체에 넋을 빼앗길 때면 '키르케에게 홀렸다'는 비유를 한다.그녀의 냉혹한 아름다움은 이 그림에서 절정에 달한다. 알몸이 훤희 드러난 옷을 입은 요염한 키르케가 오디세우스에게 마법의 술잔을 내밀며 유혹을 한다. 왼손에 놓이 쳐든 막대기는 마술 지팡이다. 마법의 술에 위한 남자를 이 막대기로 치면 금새 훙측한 돼지로 변해 버린다. 키르케의 발치에 몽롱한 눈을 치뜬 채 널브러져 있는 돼지도 마법에 걸린 희생물이다.
경계심을 잔뜩 품은 얼뜬 오디세우스의 얼굴이 키르케의 등뒤에 놓인 커다란 거울에 어렴풋이 비친다.
그리스 최고의 영웅이라는 명성을 간 곳 없고 마녀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기색이 역력하다. 키르케의 눈부신 자태는 화면을 압도할 만큼 크고 당당한 반면 영웅의 모습은 초라하고 왜소하게 그린 것도 그녀의 유혹이 그만큼 치명적임을 말하는 것이리라.
1 - Franz von Stuck - Tilla Durieux as Circe
2 - Franz von Stuck - Circe
3 - Wright Barker -Circe 1900
4 - Pier Francesco Cittadini - Circe and Odysseus
5 - John William Waterhouse - Circe offering the Cup to Ulysses 1891
6 - John William Waterhouse - Circe Invidiosa 1892
7 - John William Waterhouse - Circe
8 - Neer, Eglon van der - Circe punished by Glaucus Scylla into a monster change 1695
9 - Nicolas Regnier - Ci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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